[중앙일보] 사진 애호가 늘며 전시회 인기 _ 2014.01.14 (화)

사진 애호가 늘며 전시회 인기

[중앙일보] 입력 2014.01.14 02:34

해외 유명작가 사진전 풍성…‘찰나 미학’ 즐기며 감성 충전을

라이언 맥긴리의 ‘Purple Beacon’. 미국 전역을 횡단하며 젊은 세대가 꿈꾸는 환상적인 풍경을 포착한 ‘로드 트립’ 시리즈 중 하나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셀카’를 찍어 SNS에 올리고 경쟁적으로 좋은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해 ‘출사’를 나간다. 일상을 사진으로 남기고 이것을 공유하는 시대다. 전시장에서도 사진전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감성을 충전해줄 유명 작가의 사진전을 소개한다.

지난해 ‘라이프’ 사진전을 비롯해 무용수의 춤추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조던 매터, 패션 사진작가 마리오 테스티노 등 사진 전시가 줄을 이었다. 사진전의 열풍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유명 인사의 삶과 젊은이들의 고뇌를 다룬 작품 등이 주로 선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사진전이 부쩍 인기를 끄는 것은 사진 애호가들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불문하고 멋진 사진을 찍고 공유하기를 원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작품을 소화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는 것. 해외 유명 작가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테마를 다룬 기획전이 한꺼번에 찾아와 눈길을 끈다.

대림미술관이 지난해 11월 7일부터 열고 있는 ‘라이언 맥긴리-청춘, 그 찬란한 기록’ 전시에 매주 1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자유와 열정, 해방과 순수, 불안과 방황, 일탈 등 젊음의 내면에 공존하는 다양한 감정을 사진으로 표현한 미국의 젊은 사진가 라이언 맥긴리의 대표작을 보기 위해서다. ‘청춘’이 주제인 만큼 관람객은 대부분 20~30대 젊은 층이다.

 라이언 맥긴리보다 한발 앞서 미국 사회에 충격과 반향을 일으킨 로버트 프랭크의 작품도 한국을 찾았다. ‘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인 로버트 프랭크의 사진전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다음달 9일까지 열린다. 노출과 구도,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않아 왜곡된 사진 속 인물들을 통해 정치적·사회적 상징성을 표현했다. 대표작 ‘미국인’부터 1970~1990년대 폴라로이드 작품까지 작가의 70년 사진 인생을 한눈에 보여주는 115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당대의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을 렌즈에 담아내는 애니 레보비츠의 사진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걸렸다. 데미 무어,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브래드 피트 등 연예계 스타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등 카메라 앞에 선 유명 인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애니 레보비츠의 사진전에서 좀처럼 웃지 않는 인물 사진을 감상했다면 ‘점프 샷’으로 유명한 필립 할스만의 전시에서는 활짝 웃으며 즐겁게 뛰어 오르는 유명 인사의 사진을 만날 수 있다. 다음 달 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점핑 위드 러브’전에서는 오드리 헵번, 메를린먼로, 그레이스 켈리, 닉슨 대통령 등 세기의 인물이 뛰어오르는 모습 속에 담긴 그들의 내면을 마주할 수 있다.

 한미사진미술관 김선영 큐레이터는 “사진전을 관람할 때 사진이 보여주는 겉모습에 치중하지 말고 사진 속에 담긴 시대적 배경과 시점, 의미 등을 살펴보면 좀 더 깊이 있게 관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 감상 이렇게 하세요
● 인물, 보도, 광고 등 어떤 종류의 사진인지 파악하기
●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보고 느낄 것
● 초점과 노출, 구도 살펴 보기
● 작가의 의도를 읽어내는 게 묘미
● 시대적 배경과 시점 등 시대적 맥락에서 이해하기
※도움말=에이트 인스티튜트 박혜경 대표

놓치면 아까운 주요 사진전

● 로버트 프랭크 사진전
20세기 미국인을 기록한 스위스 작가 로버트 프랭크의 작업 일대기
장소-한미사진미술관 전관
기간-2월 9일까지
문의-02-418-1315

● 라이언 맥긴리-청춘, 그 찬란한 기록
청춘의 방황과 자유에 초점을 맞춘 미국 작가 라이언 맥긴리의 작품
장소-대림미술관
기간-2월 23일까지
문의-02-720-0667

● 점핑 위드 러브전‘세기의 인물과 날다’
유명 인사의 점프 순간을 포착한 미국 작가 필립 할스만의 작품
장소-세종문화회관 전시관 2층
기간-2월 23일까지
문의-02-532-4407

● 애니 레보비츠 사진전‘살아있는 전설과 만나다’
유명 인사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 애니 레보비츠의 사진
장소-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기간-3월 4일까지
문의-02-6263-2621

● 히로시 스기모토-사유하는 사진
일본 출신의 사진작가 히로시 스기모토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전시
장소-삼성미술관 리움
기간-3월 23일까지
문의-02-2014-6900

● ‘사진, 한국을 말하다’릴레이 사진전‘사진과 미디어’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살펴본 사진전
장소-서울시립미술관
기간-1월 28일~3월 23일
문의-02-760-4781

● 다른길-박노해 아시아 사진전
티베트에서 인도까지 아시아에서 박노해 시인이 찍은 사진 전시
장소-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
기간-2월 5일~3월 3일
문의-02-399-1114
1 로버트 프랭크의 ‘미국인’ 연작 중 하나인 트롤리(Trolley). 1956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우연히 마주한 장면이다. 2 거위를 목에 살짝 감은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애니 레보비츠가 1997년 캘리포니아에서 찍었다. 3 활짝 웃으며 폴짝 뛰어오른 영화배우 메를린 먼로. ‘점핑 샷’ 사진작가 필립 할스만이 1959년 찍은 사진이다.

<글=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사진=대림미술관·한미사진미술관·이앤브이커뮤니케이션·코바나 콘텐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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