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경춘추] 미술과 인연의 시작 | 기사입력 2011.05.23 17:22:16 | 최종수정 2011.05.23 17:27: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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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골`을 쓴 의사 김동화 님의 책을 보면 드로잉이라는 자신만의 컬렉션 영역을 위해 열정을 가지고 노력한 부분이 여느 유화나 조각 등 다른 장르의 미술품을 위해 공들인 과정과 다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전체를 알수록 자신이 천착한 분야에 더 애정을 가질 이유가 찾아지고 방향을 정할 수 있는 소신이 생기는 것이다. 한 해 배출되는 미술인이 1만명이 넘고 수많은 전시가 넘쳐나는데 세상의 모든 작품 중에 나와의 인연을 찾기란 역시 어렵다.
정보화 시대를 넘어 소셜네트워크 시대를 사는 소통의 핵심은 개방과 공감인 것 같다.
미술계에서도 기획의 본질을 교육과 미디어를 통해 알리고 그 평가 또한 관객의 몫으로 열어두고 적극적인 공감을 유도한다. 이처럼 시대의 미감을 읽어내는 데 당대의 주요 전시를 섭렵하는 것만큼 빠른 길은 없다.
올해 국내 미술관들은 그야말로 야심찬 전시를, 그것도 미술사적인 흐름을 내포해 열리고 있다는 점이 큰 흐름으로 읽힌다. 시대의 아이콘이 된 팝아트를 미술사적 계보를 따라 팝랜드라는 의미로 확장해 보여줬던 `메이드 인 팝랜드`전에 이어 일반인들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추상하라`전은 추상미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무엇을 봐야하는지를, `뒤샹 이후 현대미술`전은 20세기 현대미술 패러다임의 시작인 뒤샹 이후의 세계적 컬렉션을 보면 오늘날 우리 시대 미술의 원류와 해석이 보일 것이다.
`코리안 랩소디`는 1900년대 초부터 지난 100여 년간의 한국 근현대미술을 시대 흐름별로 대표작만 연대기적으로 보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별로 회화, 조각, 영상, 설치,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현재 미술 총체를 담아내 한눈에 어디까지가 미술이고, 작가의 대표작을 가늠하기까지 보여준다. 불황기엔 공부한다 했던가.
미술시장 흐름 읽기가 이제는 교양지식으로서 대중의 관심사로 어필하는 요즘, 여름으로 이어질 풍성한 전람회장에서 어떤 계기로든 미래를 보는 눈으로서 미술세계와의 인연을 시작해 보자.
[박혜경 에이트 인스티튜트 대표ㆍ미술품경매사] |